작은 집 : 작아도 작지 않게 누리는 법

건축가의 머릿속에는 공간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다니곤 한다. 김동희 건축가의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펜으로 생각을 붙잡아 감성 스케치로 담았다.

작은 집은 작기 때문에 풍성한 공간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다양한 접근 방법을 통해서 그 가능성을 확장해 볼 수 있다.

공간을 확대 해석하는 방법으로 꼽아볼만한 것들을 생각해 본다.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수납장을 합리적으로 디자인하거나 변형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수직으로 높은 공간을 만들어 체적을 키우는 것도 좋다. 다락 공간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 만들기보다 오히려 덜어내는 것도 해볼 만한 고민이다. 예를 들어 습식 보일러 시스템을 초절전 온수관 난방배관으로 바꾸는 것처럼. 보일러실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작은 집이라서 으레 포기해버리는 것들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꼽아보자. 먼저 조경이다. 오히려 집이 작을수록 조경은 만족감을 더 높여준다. 특별한 집 형태를 포기하고 일자형으로 지을 필요도 없다. 특별하고 다양한 형태에서 오는 풍성함이 있다. 자잘한 작은 마당도 그대로 있어도 좋다. 외부공간을 분절해서 다양한 외부공간의 구성을 만들어보자. 작기에 그늘진 쉼터 공간이 적을 수 있으니 남향배치를 하되 북향이나 동향의 공간을 충분히 만들어서 오후 늦게 외부공간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출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3년 8월호​ ​​